물을 충분히 주면서 건강하게 감귤나무를 기르면 당도 8도 안팎의 감귤이 생산된다. 그러나 과잉생산으로 유통명령제에 폐원사업까지 펼치는 마당에 이런 감귤을 출하했다간 소비자의 외면을 받기 십상이다. 적어도 당도 13도, 산도 0.9% 이하의 감귤을 내야 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물을 끊어 나무의 수분량을 한계상황까지 줄이는 것이다.

◆열매 솎기=올해는 상품규격에 미치지 못하는 열매 지름 51㎜ 이하의 1번열매 비율이 예년의 22%보다 훨씬 높은 38% 가까이 되고 있어 과잉생산에 품질 저하까지 우려되고 있다.

9월 열매솎기는 당도 향상 효과가 크다. 열매솎기를 하지 않은 감귤의 당도가 9도 정도인 반면, 9월에 열매솎기를 하면 11도 이상으로 올라간다. 우선 상처 난 열매와 기형열매, 지나치게 큰 열매 등 품질이 나쁜 열매를 따내고 1번 열매를 솎아낸다. 열매가 무거워져 가지가 늘어지면 햇빛을 못받게 돼 당도가 낮아지므로 열매가지를 원가지에 묶거나 막대기로 받쳐준다.

◆토양 건조 유지=비닐을 까는 것이 좋다.단순히 빗물을 차단하는 목적이라면 아무 비닐이나 상관없지만 빛 반사에 따른 착색 및 당도 향상과 잡초억제, 토양수분 조절 등을 고려한다면 타이벡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극조생종 감귤은 수분스트레스가 심하면 열매가 제대로 크지 않고 산 감소가 늦어질 수 있으므로 반사광 이용효율이 높은 타이벡으로 나무줄 사이에만 깐다.

지금쯤 당도를 측정하여 9도 이상, 산도 3% 이상 되면 이미 수분스트레스 상태에 들어선 것이므로 조금씩 물을 줘서 산도를 낮추면서 자람새를 유지하고 광합성 저하를 막는다. 처음에는 하루 1㎜씩 주다가 조금씩 늘려가는데 한번에 주는 양이 절대 10㎜를 넘지 않아야 당 증가가 순조롭고 열매갈라짐이 안생긴다.

수확하기 1개월 전부터는 다시 물을 끊어야 한다. 자람새가 형편없어 부득이하게 물을 줘야만 하는 경우는 1주일 이상 지난 다음 수확한다.

◆칼슘제 살포=칼슘은 감귤의 껍질이 뜨는 현상을 적게 하고, 잎의 증산을 촉진해 과실 안 수분이 적어져 당도가 높아지도록 한다. 〈크리프논(탄산칼슘)〉 100배액을 9월 중순과 10월 상순에 두번 살포한다.

탄산칼슘의 흰 가루가 수확한 열매에 남아 소비자가 농약으로 오인하는 사례가 있는데, 수용성석회인 〈셀바인〉 300배액을 주면 이 같은 흠을 예방할 수 있다. 다만 가뭄이 심하거나 열매가 지나치게 많이 달린 곳에서는 과실이 크지 않고 착색이 늦어지는 등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삼가는 것이 좋다.

◆완숙감귤 나눠 따기=11월 상순에 수확할 감귤을 12월 상순으로 미루면 당도가 40% 이상 높아진다. 한 나무에서도 햇빛을 잘 받는 위쪽에 늘어져 있는 열매가 크고 착색이 바르기 때문에 먼저 수확한다. 하늘을 향한 열매는 품질이 나쁘므로 솎아내야 한다. 나무 아래나 안쪽의 열매는 올해는 품질이 좋지 않지만 해를 넘겨 내년에 따내면 맛이 좋다. 위쪽의 열매들이 해를 넘기면 껍질이 들뜨는 부피과가 많아진다. ◆

                ◇도움말 주신분=고상욱 농촌진흥청 난지농업연구소 감귤과 재배생리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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